제목: 미스터리 서클과 은하의 경계
한우가 처음으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했던 날은 평범한 아침이었다. 어느새 수확의 계절이 찾아왔고, 그는 땀을 흘리며 밭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밤, 밀밭 한가운데에 정교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는 걸 보고 모든 게 바뀌었다.
2년 후, MIB 본부.
한우는 동료 원효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오늘의 임무는 도시 한복판에서 나타난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조사하는 것. 원효는 의자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요원, 농부 하다가 여기까지 올 줄은 상상했냐?"
한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솔직히 지금도 얼떨떨합니다. 다만… 제가 동물을 좋아하는 건 도움이 되더군요."
"하긴, 네가 데리고 있던 외계 생명체가 네 말만 들을 줄은 몰랐다."
그 외계 생명체, 코드명 *“루미”*는 한우가 맡아 키우고 있는 생명체였다. 고양이만 한 크기에 투명한 몸을 가진 루미는 사람의 감정을 흡수하고 강화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임무 현장.
한우와 원효는 고층 빌딩 옥상에 서 있었다. 앞에는 이상한 금속성 거미처럼 생긴 생명체가 있었다. 거대한 몸체는 마치 살아있는 머신 같았고, 눈에서는 빛이 깜빡였다.
"요원, 네가 나서서 대화 좀 해 봐."
"제가요?!"
"그래. 네가 더 친근해 보이잖아. 내가 나서면 보통 싸움부터 나거든." 원효는 태연히 말했다.
한우는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적이 아닙니다. 혹시 도움을 드릴 일이 있을까요?"
생명체는 한우를 빤히 바라보더니 기계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인간은 내 고향을 파괴했다."
"네? 그게 무슨…" 한우가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원효가 단호하게 나섰다.
"그거 우리가 한 거 아니야. 누가 그랬는지 밝히러 온 거야."
거짓말이었다. 원효는 정보를 이미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 정보가 기밀이었고, 상대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다.
생존과 신뢰의 시험.
임무는 생각보다 길어졌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생명체의 신뢰를 얻어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원효는 자신의 과거를 일부러 들려주며 생명체의 공감을 유도했고, 한우는 루미의 능력을 활용해 생명체의 정서를 진정시켰다.
결국 그 생명체는 자신들의 고향을 파괴한 인간 세력의 단서를 제공했고, 이를 추적하기 위해 두 사람은 새로운 행성으로 향하게 된다.
에필로그.
비행선 안에서, 원효는 한우에게 물었다.
"요원, 너 나 존경한다며. 왜?"
한우는 조금 고민한 뒤에 답했다.
"그냥… 강한 분이니까요. 제가 못하는 걸 잘 하시고… 때론 부럽기도 하고요."
원효는 잠시 정적을 즐기며 피식 웃었다.
"넌 참 이상하다. 근데 뭐, 괜찮네."
두 사람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은하의 경계 너머, 그들을 기다리는 건 더 큰 비밀과 선택이었다.